성령 안에서 소통, 성령을 통한 관계, 성령으로 일치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
(로마 미사 경본」 감사 기도 제2양식 105항)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로마 미사
경본」 감사 기도 제2양식 105항).
하느님의 영, 하느님의 숨결이신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같은 한 식구임을 일깨워주십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께서는 혼돈의 세상에 당신의 숨, 곧 '영'을 통하여 질서정연한 세상을 창조하시며 생기와 생명을 주십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의 영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단어 '루아흐'(ruah)는 신약성경에서 그리스어로 번역하면서 '프네우마'(pneuma)로 번역됩니다. 이 단어들은 숨, 숨결, 바람, 영혼, 영, 정신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에서는 하느님의 숨, 영 곧 성령께서는 "생명을 주시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숨결, 호흡을 통하여 세상을 창조하시고, 특별히 당신의 혼, 넋을 인간에게 불어 넣어 주시어 통교하시고, 당신의 영을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이 관계를 맺고, 성령을 통하여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일치를 이루게 섭리하셨습니다.
이탈이아어 '프네우마티코'(pneumatico)는 그리스어 '프네우마'에서 파생된 말로서 '성령의', '성령적'이라는 뜻과 함께, 명사로 '바람을 넣어 만든 것, 타이어'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바람 빠진 타이어'는 존재의 본질을 상실한 무용지물의 비존재에 불과합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영으로 말미암아 생명을 얻고 존재합니다. 그러나 죄로 인하여 하느님의 영을 망각한 인간은 마치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생명을 잃고 죽음의 나락으로 치닫고 맙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영, 생명을 잃은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새 인간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여 인간에게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에게 하느님의 영, 성령께서 함께 하시지 않는다면, 인간은 존재의 본질을 상실한 '비존재'가 될 것입니다.
이미 세례와 견진 성사를 통하여 새 생명을 얻게 된 그리스도인은 성령을 통하여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다시금 자신의 영혼 안에서 깨달아야 합니다. 넋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내안에 머무시는 성령을 깨닫고, 성령 안에서 주님과 통교하며,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주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성령 안에서 주님과 일치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하느님의 모상성을 회복한 나는,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식구들, 공동체 형제들, 이웃들과의 관계에서도 성령 안에서 소통하며, 성령을 통한 관계를 맺고, 성령으로 일치되어야 합니다.
교구장님께서는 2026년 교구 사목 교서를 발표하시면서 시노드 교회를 향한 여정을 재차 강조하셨습니다.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를 향하여, 젊은이와 함께"라는 주제 아래, 시노드 교회를 향한 새로운 출발에 있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하달하는 옛 방식'에서 '회심'하여,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 경청하며, 성령 안에서 함께 식별해 나가는' 아름다운 교회의 모습을 만들어가자고 요청하셨습니다.
이러한 교구장님의 사목 방침에 따라 우리 본당 공동체는 올 한 해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성령 안에서 소통하며, 성령을 통하여 관계를 맺고, 성령으로 일치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를 요청합니다.
하느님과 나와의 일치, 하느님과 가정의 일치, 하느님과 공동체와의 일치는 인간적인 능력과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성령의 힘으로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본당 공동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청년 공동체는 우리 본당의 경우 전체 신자의 약 20%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중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청년 신자는 극도로 미미한수준입니다. 청소년과 청년 간의 세대 간 단절, 청년 세대와 장년, 노넌 세대와의 단절은 비단교회 공동체 안에서만의 현상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전방위적인 현상입니다.
이러한 세대 간의 단절을 회복하고 유대를 통한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는 데 사목자와 사목협의회는 집중해야 하며, 각 분과와 제 단체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각 개인은 끊임없는 성체조배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과의 일치를 도모하고, 가정에서는식구들이 함께 하는 아침·저녁 기도 등을 통해 성령 안에서 세대 간의 유대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유아 및 어린이, 청소년, 청년 세대들이 함께 하는 '26 청소년&청년 <조이 썸머 캠프> (JOY ; Jesus Our Youth)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캠프 행사 자체보다, 캠프를 준비하
는 과정부터 모든 세대가 성령 안에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성령의 힘으로 유대를 형성하도록 기도하며 세대 간의 일치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청년 세대와 장년, 노년 세대 간의 유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숙고하여 실천하는 데에도 전럭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2026년 올 한 해는 본당의 모든 세대가 성령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성령의 힘으로 일치를이루는 은총의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월1동성당 주임신부박재홍 하상바오로